묵상 4, 마가복음 4:35~41, 바닷물이 삶의 밑바닥까지 들이닥칠 때
4.
25.1.30(목)
마가복음 4:35~41
35 그 날 저녁이 되었을 때에, 예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바다 저쪽으로 건너가자."
36 그래서 그들은 무리를 남겨 두고, 예수를 배에 계신 그대로 모시고 갔는데, 다른 배들도 함께 따라갔다.
37 그런데 거센 바람이 일어나서, 파도가 배 안으로 덮쳐 들어오므로, 물이 배에 벌써 가득 찼다.
38 예수께서는 고물에서 베개를 베고 주무시고 계셨다. 제자들이 예수를 깨우며 말하였다. "선생님, 우리가 죽게 되었는데도, 아무렇지도 않으십니까?"
39 예수께서 일어나 바람을 꾸짖으시고, 바다더러 "고요하고, 잠잠하여라" 하고 말씀하시니, 바람이 그치고, 아주 고요해졌다.
40 예수께서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왜들 무서워하느냐? 아직도 믿음이 없느냐?"
41 그들은 큰 두려움에 사로잡혀서 서로 말하였다. "이분이 누구이기에, 바람과 바다까지도 그에게 복종하는가?"
바닷물이 삶의 밑바닥까지 들이닥칠 때
어떻게 풍랑이 들이닥치는 배 위에서 예수님은 잠을 잘 수 있었을까요? 바람이 세차게 불고 배가 이리저리 흔들리고, 37절을 보니까 이미 물이 배 안에 가득 찼다고 하는데 말이죠. ‘그냥 예수님이니까 그럴 수 있지, 그럼 예수님이 너랑 같냐?’ 속으로 이런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그런데 말씀을 자세히 보니까, 예수님은 그날 정말 피곤하셨던 것 같습니다. 35~36절, 그날 저녁이 되었을 때에, 예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바다 저쪽으로 건너가자." 그래서 그들은 무리를 남겨 두고, 예수를 배에 계신 그대로 모시고 갔는데. 그러니까 풍랑이 엄청나게 몰아치던 그날 예수님은 하루 종일 바닷가의 배 위에서 많은 사람들을 향해 말씀을 전하셨습니다. 물론 낮에는 바람이 바다에서 육지로 불기 때문에, 배 위에서 말씀을 전하면 좀 수월한 면이 있기는 할 것입니다.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아무 장치 없이 그 많은 사람들에게 말씀을 전하려면 큰 소리로 외쳐야 했을 것이고, 그렇게 저녁까지 하다 보면 누구라도 지쳐버리기 마련이겠죠.
한편으론 이런 생각도 듭니다. 그날 예수님이 하루 종일 전한 말씀이 무엇이었을까? 좀 더 자세히 알고 싶은데, 우리에게는 단 1장의 말씀 밖에는 없어서 아쉽기도 합니다. 4장의 예수님의 말씀은 언뜻 알듯도 또 언뜻 아리송하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그날 그 자리에 앉았던 사람들이 부러워집니다. 하지만 예수님의 말씀이 아니었다면, 어떻게 한 사람이 어느 바닷가에서 했던 말이 영원토록 세상에 남아 있을 수 있을까 싶습니다. 이 짧은 말씀들이 감동이 되어 밀려옵니다.
복음을 들은 사람들 앞에 곧바로 들이닥친 현실이 풍랑이라니 참 아이러니합니다. 저는 “하나님이 계시다면 어떻게 이럴 수 있습니까?” 이런 말을 정말 자주 했었습니다. 이런 원망 또는 불평 또는 따지고 대듬이 만일 어린 나이의 것이었다면, 그건 하나님 보시기에 아이들의 귀여운 투정처럼 보일 수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나이 40이 넘어서 한 가정의 가장이 되어서 세상에서 이런 일 저런 일해보고서 하는 것이라면, 그건 정말 때로 심각한 것일 수 있습니다. 하나님의 은혜와 자비가 아니었다면 저는 깨닫거나 회개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여하튼 예수 믿는 우리 신앙의 정체성과 세상을 사는 우리 삶의 현실은 별개입니다. 때로 은혜받은 후에 바닷물이 삶의 밑바닥까지 들이닥칩니다. 그럴 땐 ‘어떻게? 어떻게?’ 당황하지 말고 내 옆에 계신 예수님을 붙잡고 그의 이름을 불러야 합니다. 우리는 풍랑이 일어난 일에 놀랄 것이 아니라, 풍랑 중에도 예수님이 나와 함께 하심에 놀라야 합니다. 그가 우리를 구하고 건지고 지키실 것입니다.
제자들은 예수님에게 한 소리 들었습니다. 바람과 바다도 이미 예수님에게 한 소리 듣고 잠잠해진 다음이었습니다. 성경을 보니까 제자들은 큰 두려움에 사로잡혔다고 합니다. 그들은 대체 무엇이 두려웠을까요? 어두운 밤에 다시 풍랑이 일어나면 어쩌지 하며 두려웠을까요? 아니면 예수님에게 한 소리 들어서 두려웠을까요? 아니면 지금까지 이 모든 일을 겪고도 도무지 예수가 누군지 모르겠고 또 그를 믿지 못하는 자신들의 무지가 두려웠을까요? 스스로에게 또 묻습니다.
너는 대체 예수님을 누구라고 생각하는 거야?
주님,
말씀을 듣기 원합니다. 주님이 아침부터 밤까지 말씀을 전하시면 바로 그 자리에 저도 있기 원합니다. 풍랑이 이는 바다가 저희의 삶이라면, 그럴지라도 예수님이 계신 그곳에 저도 있기 원합니다. 오늘 허락하신 이 하루를 감사함으로 살아갈 때, 무슨 일을 만나든지 주님 붙잡고 살도록 도와주십시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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