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 7, 마가복음 7:24~30, 네 속에 무엇이 들었나 어디 한번 보자
7.
25.2.3(월)
마가복음 7:24~30
24 예수께서 거기에서 일어나셔서, 두로 지역으로 가셨다. 그리고 어떤 집에 들어가셨는데, 아무도 그것을 모르기를 바라셨으나, 숨어 계실 수가 없었다.
25 악한 귀신 들린 딸을 둔 여자가 곧바로 예수의 소문을 듣고 와서, 그의 발 앞에 엎드렸다.
26 그 여자는 그리스 사람으로서, 시로페니키아 출생인데, 자기 딸에게서 귀신을 쫓아내 달라고 예수께 간청하였다.
27 예수께서 그 여자에게 말씀하셨다. "자녀들을 먼저 배불리 먹여야 한다. 자녀들이 먹을 빵을 집어서 개들에게 던져 주는 것은 옳지 않다."
28 그러나 그 여자가 예수께 말하였다. "주님, 그러나 상 아래에 있는 개들도 자녀들이 흘리는 부스러기는 얻어먹습니다."
29 그래서 예수께서 그 여자에게 말씀하셨다. "네가 그렇게 말하니, 돌아가거라, 귀신이 네 딸에게서 나갔다."
30 그 여자가 집에 돌아가서 보니, 아이는 침대에 누워 있고, 귀신은 이미 나가고 없었다.
네 속에 무엇이 들었나 어디 한번 보자
생긴 것과 다르게 마음이 여린 제가 누군가로부터 저런 얘기를 들었다면, 십중팔구 심한 상처를 받았을 것입니다. 자녀들이 먹을 빵을 집어서 개들에게 던져 주는 것이 옳지 않다니, 부탁에 대한 거절이라곤 해도 좀 너무한 것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개라니 …, 나보고 개라니…’
유대인들은 개를 부정한 동물이라고 여겼습니다. 유대인들은 특히 이방인들을 낮춰 부를 때 개와 같다는 표현을 쓰곤 했습니다. 그러니 예수님이 이 시로페니키아 출신의 그리스 여인에게 개(좀 더 정확하게는 강아지)와 같다고 말한 것은 흡사 지나친 율법 프라이드에 심취한 어느 유대인들의 모습과도 비슷합니다.
예수님이 왜 이렇게 말씀하셨는지를 알기 위해서는 마가복음 7장 전체를 꼼꼼히 읽어봐야 합니다. 7장의 시작은 예루살렘에서 내려온 바리새인 및 율법학자들과 예수님의 제자들 사이에 있었던 정결 논쟁에 관한 것입니다.
한 부류는 율법에 관한 실천이 탁월한 자들이었고, 다른 한 부류는 율법에 관한 지식이 탁월한 자들이었습니다. 그들이 보니까 예수님의 제자들은 무식하기 짝이 없고 또 더럽기 그지없습니다. 제자들이 손도 씻지 않고 빵을 뜯어 먹었기 때문입니다. 먼지 묻은 손을 입으로 가져가서 더럽다는 것이 아닙니다. 손을 씻어야 한다는 정결 율법을 지키지 않았기 때문에 하나님 앞에서 부정하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예수님은 바리새인들과 율법학자들을 향해 그들이 오히려 더럽다고 책망하셨습니다. 율법의 본질은 알지도 못하면서, 단지 겉만 깨끗하게 하고서 그것으로 자신들이 하나님 앞에서 거룩해질 수 있다고 착각하는 것이, 진짜 무식이고 또 교만이고 또 죄라는 것입니다.
예수님은 겉이 아니라 오히려 속을 깨끗하게 하라고 하셨습니다. 사람을 진짜 더럽게 하는 것은 사람의 속에서 나오는 음행, 도둑질, 살인, 간음, 탐욕, 악의, 사기, 방탕, 악한 시선, 모독, 교만, 어리석음이기 때문입니다. 겉만 번지르한 바리새인들과 율법학자들 속에 지금 이런 더러운 것들이 가득하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 이방 여인의 속에서는 전혀 다른 것이 나왔습니다. 예수님으로부터 심한 모욕의 말을 들었음에도 불구하고, 반사적으로 속에서 더러운 것이 충분히 나올 수 있는 상황에도 불구하고, 그 여인의 속에서 나온 것은 겸손과 믿음이었습니다. 그러니 예수님은 이 대조적인 두 사건을 통해서 누가 진짜 정결한 사람인지를 말씀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들이 아니라 바로 이 여인입니다.
주님,
주님께서는 사람의 겉만 아니라 속을 아십니다. 하나님께서는 말씀으로 그 사람을 꿰뚫어 보십니다. 우리에게 있는 모든 부정한 것들을 사라지게 하시되, 우리가 겉이 아니라 속이 깨끗한 사람이 되게 도와주십시오.
아멘.